해외에서 은퇴생활을 꿈꾸다 보면 사진과 여행 영상만으로도 마음에 드는 도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바다가 아름답고, 음식이 맛있고, 집값도 생각보다 저렴해 보입니다.
하지만 여행하기 좋은 도시와 실제로 살기 좋은 도시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일주일 여행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불편함이 한 달을 살아보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병원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장을 보기가 편한지, 밤에 동네가 어떤지, 자동차 없이 생활할 수 있는지, 실제 전기료와 식비는 얼마나 드는지 같은 문제입니다.
그래서 Retirement Passport에서는 해외 은퇴지를 결정하기 전에 가능하면 30일 정도 실제 생활을 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은퇴생활 리허설’**을 해보는 것입니다.
왜 30일인가?
3~4일은 여행입니다.
일주일 정도 머물러도 대부분 관광객의 생활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30일 정도가 되면 생활의 패턴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슈퍼마켓에 여러 번 가게 되고, 세탁도 해야 하고, 쓰레기도 버려야 합니다.
택시뿐 아니라 버스와 지하철도 이용하게 됩니다.
날씨가 좋은 날뿐 아니라 비가 오거나 아주 덥고 추운 날도 경험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관광지가 아닌 실제 주거지역의 모습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30일은 그 도시의 모든 것을 알기에 충분한 기간은 아니지만, 은퇴 후보지를 걸러내기에는 상당히 유용한 기간입니다.
호텔보다 실제 주거형 숙소를 선택하자
30일 시험살기의 목적은 휴가가 아닙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호텔보다는 주방과 세탁시설이 있는 아파트나 장기체류형 숙소가 좋습니다.
그리고 관광지 한가운데보다는 실제로 은퇴 후 거주할 가능성이 있는 동네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 호텔 조식을 먹고 택시로 관광지를 다닌다면 그 도시의 실제 생활비와 생활환경을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
직접 장을 보고, 요리하고, 빨래하고, 걸어서 동네를 돌아다녀 봐야 합니다.
“여기에서 여행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여기에서 평범한 화요일을 보낼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1주차 — 동네를 여행하지 말고 생활해 본다
첫 주에는 관광을 조금 줄이고 생활환경부터 확인해 봅니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슈퍼마켓까지 직접 걸어가 봅니다.
약국, 카페, 은행이나 ATM, 버스정류장, 지하철역도 찾아봅니다.
아침에도 걸어보고 저녁에도 걸어봅니다.
가능하다면 밤에도 주변 분위기를 확인합니다.
집 주변에 경사가 심한지, 보도가 잘 되어 있는지, 신호등을 건너기가 편한지도 살펴봅니다.
60대에는 별것 아닌 언덕이 10년 뒤에는 상당한 불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첫 주에 확인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슈퍼마켓까지 걸어서 몇 분인가?
- 약국은 가까운가?
- 자동차 없이 생활할 수 있는가?
- 대중교통은 이용하기 쉬운가?
- 밤에도 동네가 편안하게 느껴지는가?
- 소음은 심하지 않은가?
- 엘리베이터가 있는가?
- 여름이나 겨울에 냉난방은 충분한가?
- 영어 또는 내가 사용하는 언어로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가?
그리고 매일 실제로 지출한 돈을 기록합니다.
2주차 — 의료환경을 직접 확인한다
은퇴지를 선택할 때 의료는 인터넷 검색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두 번째 주에는 실제 병원과 의료시설을 확인해 봅니다.
가까운 종합병원이 어디인지 찾아보고 숙소에서 직접 가봅니다.
택시로 몇 분이 걸리는지,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가능하다면 외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병원이나 국제진료가 가능한 병원도 찾아봅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해봅니다.
응급상황이 생기면 어디로 갈 것인가?
심장이나 뇌, 암 같은 중대한 질환이 생기면 어느 병원을 이용할 것인가?
영어 또는 내가 편하게 사용하는 언어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가?
민간 건강보험을 이용할 수 있는가?
현재 건강할 때는 병원보다 바다가 중요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은퇴지는 앞으로 10년, 20년을 생각해야 합니다.
좋은 은퇴도시는 단순히 병원이 있는 도시가 아니라 필요할 때 좋은 의료서비스에 실제로 접근할 수 있는 도시여야 합니다.
3주차 — 관광객이 아니라 주민처럼 살아본다
세 번째 주부터는 가능한 한 관광객 생활을 줄여봅니다.
아침에 동네 카페에 가고, 시장에서 장을 보고, 집에서 식사를 만들어봅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고 미용실이나 세탁소 같은 생활서비스도 이용해 봅니다.
평소 좋아하는 취미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테니스를 좋아한다면 근처 테니스장을 찾아보고, 골프를 좋아한다면 골프장 이용료와 이동시간을 확인합니다.
교회를 다닌다면 가까운 교회가 있는지, 산책을 좋아한다면 매일 걸을 만한 공원이나 산책로가 있는지도 살펴봅니다.
은퇴 후에는 관광을 매일 하지 않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시간은 평범한 일상생활이 됩니다.
그래서 세 번째 주에는 이런 질문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심심하지 않을까?
친구를 만들 수 있을까?
내 취미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까?
배우자도 이곳에서 행복할까?
마지막 질문은 특히 중요합니다.
부부 가운데 한 사람만 좋아하는 은퇴지는 장기적으로 좋은 선택이 되기 어렵습니다.
4주차 — 실제 은퇴생활비를 계산한다
마지막 주에는 30일 동안 사용한 돈을 정리합니다.
항목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나눕니다.
주거비
월세
관리비
전기
수도
가스
인터넷
휴대전화
생활비
식료품
외식
커피
생활용품
세탁
교통
택시
의료
건강보험 예상비용
병원 진료비
약값
치과비용
여가생활
테니스 또는 골프
헬스클럽
공연과 문화생활
여행
취미
미국 왕래
공항까지 교통비
미국 왕복 항공료
1년에 예상되는 방문 횟수
여기에 예상하지 못한 비용을 위한 여유자금도 추가합니다.
그렇게 계산해야 실제 은퇴생활비에 가까운 숫자가 나옵니다.
월 $3,000 예산이라면 이렇게 시험해 보자
예를 들어 은퇴 후 월 $3,000을 사용할 계획이라면 시험살기에서도 가능한 한 그 범위 안에서 생활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30일 동안 $5,000을 사용하고 “이곳은 정말 살기 좋다”고 판단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실제 은퇴 후 사용할 예산과 비슷한 조건에서 살아봐야 합니다.
더 좋은 방법은 월 $3,000 가운데 전부를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상생활비를 $2,300~$2,500 정도 안에서 유지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의료비, 여행비, 항공료와 예상하지 못한 지출을 위한 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은퇴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한 달을 멋지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10년, 20년 동안 지속할 수 있는 생활을 만드는 것입니다.
집을 볼 때는 현재보다 10년 후를 생각하자
시험살기 중에는 실제 장기임대 아파트나 주택도 몇 곳 둘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집의 인테리어나 전망만 보지 마십시오.
다음을 확인해 봅니다.
- 엘리베이터가 있는가?
- 계단이 많은가?
- 욕실이 안전한가?
- 병원까지 얼마나 걸리는가?
- 슈퍼마켓까지 걸어갈 수 있는가?
- 대중교통이 가까운가?
- 여름과 겨울 냉난방은 어떤가?
- 밤에 소음은 어떤가?
- 공항까지 얼마나 걸리는가?
멋진 바다 전망보다 병원까지 15분이라는 조건이 나이가 들수록 더 중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테스트 — 평범한 하루를 보내본다
시험살기 마지막에는 하루 정도 아무 관광 일정도 잡지 않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을 먹고 산책하고, 장을 보고, 집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오후에는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고 저녁에는 동네 식당에서 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이런 하루를 앞으로 몇 년 동안 반복해도 나는 행복할까?”
이 질문에 편안하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면 그 도시는 실제 은퇴 후보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30일 시험살기 체크리스트
떠나기 전에 아래 항목을 저장해 두었다가 하나씩 확인해 보십시오.
- 실제 장기임대 월세
- 관리비와 공과금
- 식료품 가격
- 외식비
- 인터넷과 휴대전화
- 대중교통
- 택시비
- 자동차 필요 여부
- 가까운 종합병원
- 응급실까지 이동시간
- 건강보험
- 약국
- 치과
- 영어 또는 필요한 언어 사용 가능 여부
- 치안과 야간 분위기
- 여름·겨울 기후
- 습도
- 공기질
- 소음
- 슈퍼마켓
- 산책로와 공원
- 운동시설
- 취미생활
- 교회 또는 종교시설
- 친구를 만들 수 있는 환경
- 공항 접근성
- 미국 왕복 항공편
- 장기체류 비자
- 세금 문제
- 배우자의 만족도
마지막 항목에는 하나를 더 추가해도 좋습니다.
“다시 이곳에 오고 싶은가?”
한 도시만 보고 결정하지 말자
가능하다면 서로 다른 두세 곳에서 시험살기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포르투갈을 생각한다면 리스본만 보지 않고 브라가나 코임브라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스페인이라면 마드리드와 발렌시아 또는 알리칸테의 생활은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멕시코에서도 멕시코시티와 메리다, 푸에르토바야르타의 생활환경은 전혀 다릅니다.
나라를 먼저 결정하고 도시를 찾는 것보다 여러 도시에서 실제 생활을 경험한 뒤 자신에게 맞는 곳을 찾는 방법이 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좋은 은퇴지는 여행사진만으로 찾을 수 없다
아름다운 바다와 오래된 거리, 맛있는 음식은 분명 은퇴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병원, 슈퍼마켓, 교통, 집, 친구, 취미와 가족과의 거리도 똑같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해외 은퇴를 결정하기 전에 가능하다면 한 달을 살아보십시오.
관광객처럼 살지 말고 미래의 주민처럼 살아보십시오.
그 30일 동안 발견한 작은 불편함과 작은 행복이 인터넷에서 읽은 수십 개의 “Best Places to Retire” 목록보다 자신의 은퇴생활에 더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Retirement Passport가 찾는 좋은 은퇴지는 단순히 가장 싸거나 가장 유명한 곳이 아닙니다.
내가 평범한 하루를 편안하게 보내고, 그 생활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곳.
그곳이 결국 나에게 맞는 은퇴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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